지난시간에는 금융상품과 금융투자상품의 정의, 그리고 증권의 종류와 상품별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원본초과손실 위험이 있는 파생상품이란 과연 어떠한 상품인지, 그 종류와 특징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편 금융투자상품 종류 100% 완벽정리 (증권편)
2편 금융투자상품 종류 100% 완벽정리 (파생상품편)
파생상품이란? 파생상품의 특징
파생상품이란 특정한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입니다. 파생상품이 일반 금융투자상품과 구별되는 특징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 다양한 기초자산(주식, 금리, 석유, 농산물, 금, 지수 등)과 기초상품(선물, 옵션, 스왑)등이 결합되 무수히 많은 상품구조 설계가 가능
- 투자한 원금을 초과한 손실이 가능
- 만기가 정해져 있음
파생상품의 제일 큰 특징은 기초자산이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주식이나 채권 뿐만 아니라 원유, 금리, 농산물, 금, 광물 등 어떤 것이라도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날씨, 탄소배출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도 존재합니다.
파생상품의 기초상품은 크게 “선물, 옵션, 스왑” 3종류가 있습니다.
선물은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재시점에 미래 가격을 확정하여 매매하는 것입니다. 올해 쌀 한가마니를 20만원에 사기로 모내기 철에 미리 계약하는 것이죠. 이로써 농부는 쌀값이 내려갈까 걱정하지 않고 1년동안 열심히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겁니다.
옵션은 미래시점에 특정가격으로 기초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예를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5만원에 살 수 있는 권리(쿠폰)을 1만원(프리미엄)매수한다고 합시다. 옵션 만기시 삼성전자 주식이 7만원이 된다면 권리를 행사하여 2만원의 매매이익을 봅니다. 프리미엄 가격으로 1만원을 지불했으니 실제 수익은 1만원이 되겠죠.
만약 주가가 5만원~6만원 사이라면 프리미엄보다 매매이익이 적어 손실이 발생할 겁니다. 주가가 5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콜옵션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며 프리미엄 1만원만큼의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스왑에는 금리(이자율)스왑과 통화스왑이 있습니다.
- 금리스왑 : 두 차입자간 서로간에 금리지급방식을 바꾸는 것(고정금리 ↔ 변동금리)
- 통화스왑은 두 당사자간 약정된 환율에 따라 특정시점에 다른 통화를 서로 교환하는 것
미국 달러가 필요한 한국기업과 한국돈이 필요한 미국기업이 있다고 합시다. 한국기업은 한국에서 원화를 빌리는 것이 미국에서 달러를 빌리는 것보다 쉽고 쌀 겁니다. 미국기업은 반대겠죠. (통화)스왑은 두 기업이 각각 자기 나라에서 한국 원화와 미국달러를 빌린 다음에 서로 교환하는 것입니다. 통화스왑은 국가들간에 체결하기도 합니다.
파생상품은 이처럼 여러 기초자산과 기초상품이 서로 결합해 수많은 상품의 설계가 가능합니다.
장내파생상품과 장외파생상품
애당초 파생상품이란 금융상품이 탄생하게 된 목적은 위험의 회피였습니다. 세계최초의 선물거래소가 일본 도지마의 쌀 거래소입니다. 쌀가격이 불안정하다면 농부들이 1년동안 마음편히 농사짓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농부들이 마음놓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가격을 안정시키고자 쌀 거래소가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들간에 이런 거래가 이뤄졌습니다(선도거래). 그런데 만약 쌀가격을 20만원에 사기로 선도계약을 했는데, 추수 시점에 쌀 시세가 10만원이라면 사기로 한 사람이 딴 마음이 생길 수가 있겠죠? 그래서 공인된 거래소를 만들고 증거금 제도 등을 통해 안전하게 거래하도록 제도화가 되었는데(선물거래), 이렇게 공인된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상품을 장내파생상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규칙 없이 당사자간에 합의만 있으면 자유롭게 계약하는 상품을 장외파생상품이라고 합니다.
장내파생상품은 표준화된 상품이 매매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반면에 상품설계는 다소 제한적입니다. 장외파생상품은 양 당사자간에 계약내용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지만, 공인된 거래소가 없기 때문에 여러 위험에 노출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투자자는 장외파생상품을 투기목적으로는 가입할 수 없고 위험회피 목적으로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수출입 업체 등이 환율변동 리스크 등을 헷지하기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되겠죠.
마치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파생상품 시장이 활성화되며, 기업들의 선물환이나 금리스왑 이용 비중도 많이 늘었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환율변동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파생상품이란 금융상품을 잘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파생상품에 투기적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옵션의 경우 손실이 무제한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룻밤에 개인이 몇억을 벌어서 인터넷에 인증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영국에서는 무려 베어링 은행이 옵션 거래 손실로 파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식시장과 달리 파생상품은 제로섬게임이라고 합니다. 주식시장에서 기업이 성장하면 그 결실을 주주들이 나눠갖는 윈윈게임이 되지만, 파생상품은 구조상 누군가 수익이 나면 반드시 그만큼 누군가는 손실을 봅니다. 제로섬 게임의 대표적인 사례가 도박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