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에 풀린 유동성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가 오른다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칠텐데요.
물가상승에 따른 채권 수익률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상품중에 하나가 바로 물가연동 채권 ETF 입니다. 물가연동채란 무엇이며, 어떠한 ETF들이 있는지 자세히 비교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연관포스팅 : 미국 국채 사는법 – 어떤 ETF를 골라야 할까?
▣ 목 차
1. 물가연동채란 무엇인가?
2. 물가연동채 투자 시기
3. 물가연동 채권 ETF 비교분석
물가연동채란 무엇인가?
미국 국채는 보통 만기에 따라 단기채(T-Bills), 중기채(T-Notes), 장기채(T-Bonds)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액면가(원금)이 변하는 특징을 가진 녀석이 TIPS, 바로 물가연동채권입니다.
물가연동채(TIPS)의 가장 큰 특징은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 만큼채권의 액면가(원금)을 조정해준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 상승했다면 10,000원짜리 채권의 액면가(원금)은 10,100원으로 조정됩니다.
그리고 원금 뿐 아니라 채권의 이자도 조정된 원금 10,1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따라서 물가연동채(TIPS)는 인플레이션 시기에 오히려 수익을 보전받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물가연동채 투자 시기
경기와 물가 수준에 따라 다음 4가지 시장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 스태그플레이션 시기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에는 물가연동채권이 괜찮을 수밖에 없습니다. 채권의 원금과 이자가 늘어나니까요.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때는 경기가 안좋기 때문에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합니다. 물가는 오르면서 금리가 낮은 상황으로 물가연동채의 수익률이 가장 좋은 경우입니다.
※ [참고] 금리 상승시 채권가격은 왜 하락할까?
: 금리가 높아지면 기존 낮은금리로 발행된 채권보다 금리를 많이주는 신규발행 채권을 살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채권은 그만큼 할인을 해야 매매가 이뤄지게 됩니다.
골디락스 장세
골디락스 장에서는 모든 자산군이 괜찮습니다. 물론 주식이 제일 좋겠죠. 물가연동채의 경우 액면가 조정분은 작아도, 금리 인상 요인이 적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 자체가 나쁘진 않을 것입니다. 경기가 과열되서 인플레이션 단계로 넘어간다면 물가연동채에 더 좋은 상황이고요.
디플레이션 시기
반면에 디플레이션 시기에는 물가연동채가 좋지 않습니다. 물가상승률이 하락한다고 물가연동채의 원금이 까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물가연동채는 어느정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낮은 이자를 받습니다.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조정이 없다면 명목채권에 비해 투자메리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경기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세계에 공급된 유동성을 생각하면, 차라리 스태그플래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레이달리오도 최근 명목채권보다 물가연동채에 투자해야 한다고 계속 말하고 있습니다.
달리오 “돈 찍어내는 지금 채권 보유는 미친 짓” [2020.4.16 연합인포맥스 곽세연]
물가연동채 투자시 참고사항 – BEI 지수
무조건 물가연동채가 명목채권보다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물가연동채는 물가상승율만큼 원금을 조정해주는 옵션이 있는 대신, 일반적으로 명목채권보다 표면금리가 낮습니다. 이자를 덜 주는 것이죠.
듀레이션이 긴 채권의 경우 약간의 금리차이가 채권 수익률의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가연동 채권 ETF에 투자할 때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은 BEI 지수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BEI(Breakeven Inflation Rate)란 기대 인플레이션율입니다. BEI 지수가 높아지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다음과 같이 측정합니다.
※ BEI = 명목채권 금리 – 물가연동채 금리
BEI가 높아진다는 것은 명목채권의 금리가 물가연동채보다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명목채권의 가격이 물가연동채보다 상대적으로 싸진다는 말이겠죠. 시장이 인플레이션에 베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FRED 사이트에서 BEI 지수의 추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가연동 채권 ETF 비교분석
현재 미국시장에서 물가연동 채권에 투자하는 ETF는 총 14개가 있습니다(20년 9월 11일 기준).
이중에서 일정규모 이상인 대표적인 물가연동 채권 ETF 4개를 비교해봤습니다.
물가연동채도 듀레이션이 중요합니다. 듀레이션이 길다는 것은 평균적으로 채권들이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길다는 뜻입니다. 만기가 많이 남은 채권은 작은 금리변화에도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듀레이션이 긴 ETF는 기대수익률이 높은 대신 큰 변동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듀레이션이 단기(VTIP), 중기(TIP), 장기(LTPZ)인 물가연동 채권 ETF 3개의 최근 수익률 추세를 확인해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듀레이션이 긴 ETF 일수록 변동성이 심합니다. 하지만 투자기간을 길게 가져가면 듀레이션이 긴 물가연동채 ETF의 수익률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VTIP은 변동성이 작긴 하지만, 듀레이션이 너무 짧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 헷지범위가 너무 작을 것 같습니다. 대신에 변동성이 과도한 기간에는 비교적 안전하게 들고 있을 수 있겠죠.
참고로 브리지워터 같은 헤지펀드는 선물을 활용해서 채권투자시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킵니다. 일반인들은 이런 식의 투자가 힘든데요. 김단테님에 따르면 듀레이션이 긴 LTPZ에 투자하면 비슷한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LTPZ, TIP, VTIP 3개의 물가연동채 ETF를 각각 레이달리오의 올웨더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백테스트한 결과입니다.
역시 LTPZ가 연평균수익률(CAGR)이 7.11%로 가장 높은 반면, MDD(최대낙폭율)은 -7.78%로 가장 안좋은 모습입니다. 자신의 자산배분 전략과 위험추구성향에 따라 어떤 물가연동 채권 ETF를 선택할지 결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